개인적으로 PC를 맞출 때 가장 고민되는 부분이 케이스 선택이다.
CPU, VGA 같이 명확한 성능지표가 존재하는 부품은 수많은 리뷰 사이트에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애매한 부분 없이 용도에 맞춰서 선택하기가 쉽다.
반면에 케이스는 리뷰 자체도 드물고 부품에 따라서는 간섭이 발생할 겨우도 있는데 이건 직접 조립해보기 전까지는 알기 어렵다.
PC 케이스의 구조적 요소들에 대해서 개인적 호불호를 정리해본다.
1. 상단 배기
뜨거운 공기가 위로 올라가는 특성 때문에 상단 배기가 있으면 케이스 통풍에는 가장 좋다. 요즘에는 일체형 수냉의 라디에이터를 배치하는 용도로 상단 배기가 사용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상단 배기의 가장 큰 단점은 먼지와 외부 오염물질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팬이 멈추면 먼지 유입의 통로가 된다.
불의의 실수로 액체가 케이스 위로 떨어질 경우 내부에 쇼트를 일으킬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케이스에 상단 배기가 있으면 막아놓고 사용한다.
2. 파워 위치
상단파워의 경우 CPU, VGA에서 발생시킨 뜨거운 공기가 위로 올라가서 파워서플라이를 통과해서 외부로 배기되기 때문에 파워서플라이의 온도가 올라가는 단점이 있다.
동작 온도가 높아질수록 전해커패시터 같은 소자의 수명이 줄어들기 때문에 파워의 수명에 악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VGA 쿨러가 PCI 슬롯을 통해 외부로 배기하는 블로워팬 타입이라면 케이스 내부 온도 상승에 영향이 제한적이고, 아예 VGA를 사용하지 않거나 65W급의 CPU를 사용한다면 상단파워로 구성해도 큰 영향은 없다.
상단 파워의 장점은 먼지 청소하기가 편하다는 점이다. 케이스 사이드 패널만 분리해서 콤프로 에어를 불어주면 된다. 하단 파워의 경우 서플라이 흡기부가 케이스 하단에 있어서 파워를 분리해야 해서 귀찮다.
하단 파워의 경우에는 파워의 흡기부를 바닥 쪽을 향하게 하냐 위쪽을 향하게 하냐의 선택지가 존재한다.
바닥 쪽을 향하게 설치하면 파워는 케이스 바닥을 통해 외부의 공기를 흡기해서 후면으로 내보내기 때문에 케이스 내부 온도의 영향을 받지 않게 되고 파워서플라이가 내부의 온도도 낮게 유지할 수 있다.
반면에 먼지가 많을 수밖에 없는 바닥으로부터 흡기를 하기 때문에 매우 많은 먼지를 파워서플라이가 빨아들이게 된다.
이로 인해 파워서플라이 내부의 먼지가 더 많이 쌓이게 된다. 먼지필터가 있지만 자주 청소해줘야 한다.
하단 파워에서 파워의 흡기를 상단으로 향하게 장착을 하면 케이스 내부의 공기를 흡기해서 외부로 배기하게 된다.
케이스 내부 공기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나 주요 발열원인 CPU와는 상대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VGA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상단파워보다는 파워 서플라이 내부 온도 관리에 유리하다.
또한 케이스 사이드 패널만 열어도 파워 서플라이의 흡기부와 배기부가 모두 오픈되기 때문에 에어건으로 먼지 청소하기가 수월하다.
3. HDD 장착 방향과 케이스 길이
HDD 장착 방향은 전면부와 측면부가 있다.
전면부 장착의 경우 HDD 탈착시 내부 부품과 간섭이 발생할 수도 있어서 불편할 수 있다.
반면에 케이스의 길이가 짧아도 메인보드는 HDD 아래에 위치하므로 메인보드의 측면을 가로막지 않아서 부품 간섭에서 자유롭다.
그리고 HDD에 SATA 케이블을 연결할 때 선을 구부리지 않고 Straight로 꽂을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측면부 장착의 경우 HDD 탈착이 편리하나 케이스의 길이가 420mm 이하이면 메인보드와 간섭이 발생할 수 있다.
ATX 보드의 폭이 24.4cm, HDD의 너비가 8.9cm이다.
둘을 합치면 330mm가 나오는데 HDD 케이지와 케이스의 앞 뒤면 사용하지 못하는 영역을 합치면 380mm 정도가 된다.
HDD 케이지와 메인보드와는 최소 4cm 정도의 공간을 확보해야만 메인보드 측면으로 꼽히는 SATA포트에 간섭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 문제를 피하려면 케이스의 길이가 충분히 길던가, 케이스의 폭이 220mm 이상이어서 HDD케이지 뒤쪽에 메인보드를 위치시키면 해결될 수 있다.
또한 측면 장착 시에는 케이스의 너비가 좁아서 HDD에 꼽힌 SATA 케이블을 구부릴 만한 충분한 공간이 확보 안될 수도 있다.
정리하자면 전면 장착 방식은 탈착시에 불편하지만 부품 간섭문제에서 가장 자유로운 반면에 측면 장착 방식은 탈착은 편리하나 케이스 크기가 작으면 메인보드의 SATA 포트를 사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4. 외부 디자인
선정리를 이유로 옆판이 볼록하게 튀어나와 있거나 철제 케이스에 플라스틱을 씌워서 개성 있는 모양을 만들어내는 케이스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불호한다.
케이스 외부는 최대한 밋밋하게 심플한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