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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관람/무용

COMBINATION/프로젝트 클라우드나인/2022-08-05/대학로극장 쿼드

by mericrius 2022. 8. 6.

작곡 배나경, 음악감독 김은수, 조음악감독 신나래, 피아노 신나래, 드럼 최병호, 일렉기타 강요한

안무 김성민, 의상 아트 클라우드 나인, 영상촬영 KUNST_전혁진

출연: 이윤지, 이소정, 최예림, 안지원, 지경서, 류형수, 김평화

 

어느 날 유튜브 추천 영상으로 발레 관련 영상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하나 보면 관련 영상을 줄줄이 추천해주는 유튜브의 알고리즘 때문에 결국 발레 갈라쇼의 파드되 연습 영상까지 보게 되었음.

 

영상에서 본 발레는 발 끝을 포인 하는 동작이나 손의 섬세한 움직임이 굉장히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영상으로만 보다 보니 실제로 공연장에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갑자기 강하게 들어서 가장 빠른 시일 안에 관람할 수 있는 공연을 찾아보게 되었고, 프로젝트 클라우드 나인의 콤비네이션 공연을 예매하게 되었다. 난생처음으로 실제 공연장에서 보는 발레 공연이었다. 사실 예매할 때까지만 해도 발레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예매하였고, 클래식 발레와 현대 발레(컨템퍼러리 발레)의 차이가 뭔지도 몰랐다. ㅋㅋ

 

유튜브 영상에서 본 발레는 클래식 발레 유형이었다. 클래식 발레에서는 여성이 토슈즈를 신고 발 끝으로 서는 동작을 수행함으로써 신비롭고 우아한 동작을 보여주지만 토슈즈로 인해 수행할 수 있는 동작에도 일정 부분 제한이 발생한다. 반면에, 현대 발레에서는 여성이 토슈즈를 벗음으로써 마치 현대 무용처럼 좀 더 역동적인 동작을 수행할 수 있게 된 게 다른 점 같다.

 

처음 본 무용 공연에서 느낀 바는 무용공연은 종합예술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무, 음악, 조명 같은 무대 세팅이나 의상이 조화(Harmony)를 이루어 작품을 완성한다. 이 작품의 주제는 조합(Combination)인데, 조합(Combination)은 조화(Harmony)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서로 다른 뜻을 가진 단어이다. 특히, 과학이나 공학 분야에서는 그렇다. 여러 동작들을 조합해서 하나의 완성된 안무를 만들어내고, 그 과정에서  안무와 음악의 조화를 이끌어내고자 했던 게 이 작품의 창작 의도가 아닌가 생각한다.

 

작중 음악의 선율에 따라서 긴장감 높은 선율에서는 역동적인 안무가 서정적인 선율에서는 남성과 여성이 아름다운 파드되를 추는 장면으로 전환되었다. 발레답게 남녀의 쌍무는 대단히 아름다웠다.

그리고 이번 공연에서는 무대 바닥에 무대 방향으로 서치라이트 조명을 설치해서 무용수의 그림자가 벽면에 투영되게 조명을 구성하였는데, 무대 중앙 앞쪽에 나와서 추는 무용수의 그림자가 벽면에 생성되는 걸 보고 그림자와의 군무를 춘다는 느낌도 받았다.

 

무대 제일 뒤에는 드럼, 일렉기타, 피아노가 세팅되어서 현장에서 라이브 음악을 들려주었다. 이 작품에서는 긴장감 높은 선율을 슈베르트의 마왕처럼 같은 음을 연신 연타하는 방식으로 만들어내는데 이게 시간이 꽤 긴 구간이 있다. 문득 피아니스트 선생님 팔 빠지겠다는 생각이 든 순간 무대 뒤 피아노 쪽을  바라보니 열심히 건반을 연타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선생님이 모습도 기억이 나는 장면 중 하나다. ㅋㅋ

 

이번 공연은 토슈즈를 벗고 현대무용과 같은 역동적인 움직임에 더불어서 발레 동작 특유의 우아한 아름다움을 조화시킨 현대 발레의 매력을 한 껏 느낄 수 있었던 기회였다. 상설무대가 있는 게 아니라서 내가 보고 싶다고 볼 수 있는 공연이 아니니 볼 기회가 있다면 꼭 참석해서 관람하는 걸 강력 추천한다.

 

이번 공연은 무대와 객석의 거리가 굉장히 가깝게 세팅되어있었다. 1열의 경우 무대와 겨우 2.5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무대 깊이가 8m 정도로 세팅된 상태였는데 1열에 앉은 사람은 무용수와 가까울 때는 거의 3m 정도 떨어진 코 앞에서 관람할 수 있는 거리였다. 무용수가 무대 뒤로 이동해서 멀어져도 7m 정도 떨어진 거리였다. 무용수의 섬세한 동작 하나하나를 보고자 하는 사람은 1열에 앉으면 정말 극강의 관람을 할 수 있었다. 반면에 무대를 전체적으로 한눈에 조망하고 싶은 사람은 6~7열 정도에 앉아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인은 2열 중앙 부근에 앉았는데 무용수들의 섬세한 동작을 자세히 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커튼콜 때 영상을 찍긴 했는데 똥 손이라 영상 상태가 영 별로다. 그리고 영상을 찍다 보니 오히려 인사하는 아티스트들에게 제대로 박수를 쳐줄 수도 없어서 다음부터도 사진보다는 그냥 인사할 때 열심히 박수를 쳐야겠다.

 

대학로극장 쿼드는 기존의 동숭아트홀이 리모델링을 거쳐 새로 개관한 극장으로 오픈기념 이벤트를 하고 있었다. 티켓 예매자를 대상으로 캡슐 뽑기 이벤트를 진행하길래 해봤는데 덜컥 자동우산이 뽑였다. 뜻밖의 행운이.. ㅋㅋ

이벤트 상품으로 받은 자동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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